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주인공
    일기장 2020. 8. 8. 01:48

    오늘의 주제는 '주인공'이다.

     

    내 나이는 24살이다. 취업시즌이 다가오면서 생전 처음 겪어 보는 두려움을 느끼고 있다. 수많은 사람들과 경쟁해야 하는 나는 단지 몇 개의 숫자, 대학교를 다니면서 해 왔던 작품 몇 개로 평가될 것이다. 과거를 회상하면서 후회하는 날들이 많아지고, 포트폴리오를 만들어야 되는데, 나의 형편없는 실력과 마주할까봐 두려워서 아무것도 하지 못하겠다.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했는데, 다시 곰곰이 생각해보면 진짜 최선이었는지 확신이 안서고, 사실은 남들이 보기엔 놀기만 한 건 아닌지 모르겠다. 원래 남들과 비교를 잘 하지 않는데, 취준생으로서 비교는 필수적이고 그건 우울한 감정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다. 

     

    몇일 전, 같은 과에서 우수한 성적을 내고 있는 오빠를 만났는데, 그 분이 나에게 "just do it, it's your life and you're not extra." 라는 말을 해줬다. 남일이라는 듯이 툭하고 던지는 그 말이 어쩐지 밉지가 않고, 오히려 곱씹을 수록 위로가 되었다. 

     

    수많은 사람들이 여러가지 모양으로 살아가고 있는데, 사람들은 왜인지 이 모양 저 모양을 평가하기 바빠보인다. 그리고 나의 모양이 남들이 보기에 볼품 없다는 생각이 들 때 실패한 인생이라고 생각하고 단지 빛나는 어떤 사람의 엑스트라 정도가 될 뿐이라고 생각한다.

     

    인정하자, 나는 몇일 전 만났던 그 오빠의 엑스트라 정도가 될 뿐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달아나고 싶었고, 여러가지 다른 대안을 생각했다. 열심히 달려갈수록 숨이 더 찰 뿐이고, 방향이 확실하지 않은 그 어딘가를 향할 뿐이다. 이제야 조금 알 것 같다. 내가 해야 하는 건 그 빛나는 주연을 피하는 것이 아니라 가만히 자리에 서서 나의 작은 빛에 집중해야 함을 말이다.  아무리 작은 빛이라도 내 인생의 주인공이기에 남은 인생이 얼마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그 책임을 다해야 한다. 

    '일기장' 카테고리의 다른 글

    행복  (0) 2022.08.15
      (0) 2022.07.10
    찌그러진 깡통  (0) 2021.09.27
    일상  (0) 2020.08.05
    시작  (0) 2020.08.02
Designed by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