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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주제는 '일상'이다.
어제는 오랜만에 요시모토 바나나의 소설인 '주주'를 읽었다. 요시모토 바나나는 평범한 일상일 수도 있는 것들을 소설을 통해 부드럽고 따뜻하게 묘사한다. 그 몽글몽글한 분위기에 빠져있다 보면 어느새 내가 살고 있는 이 일상 마저 특별하게 느껴진다.
주주에서 주인공 미쓰코는 아버지가 운영하는 햄버그 스테이크 가게에서 일한다. 몇번이나 고기를 굽는 묘사가 나오는데, 굽는 소리를 자신을 안아주는 것 같은 친근한 이미지로 표현한다. 나도 거의 2년 가까이 레스토랑에서 일했기 때문에 이 소리가 뭔지 그리고 사람들이 요리를 만들면서 집중하는 모습이 어떠한지 어느정도 상상할 수 있었다.
생활비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시간을 쪼개서 일을 한 것이지만, 책을 읽다보니 가게에 물든 애정을 느낄 수 있었다. 나는 그 만큼의 애정이 생기지는 않겠지만, 짧게 일을 하는 와중에 누군가에게 소중한 가게, 추억이 담긴 가게라고 생각하면서 일을 해야 겠다.
일상의 소중함을 모르는 사람들은 불쌍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나도 저절로 생긴 게 없고, 변함없이 그 자리를 지키는 것도 없는데 그저 자신의 주변에 늘 있는 것이라고 여기고 막 대한다면, 잃었을 때가 되어서야 후회할 것이다.
오늘 나는 누구와 대화를 했는가, 또 어디를 갔는가, 일어났을 때 누구에게 연락이 와 있었는가. 사람들 뿐만 아니라 내가 애정하는 물건들, 내가 많이 거니는 골목, 내가 많이 가는 가게들, 어느새 자신의 일부가 되어 있음을, 그리고 아낌없이 들여다 보고 소중하게 다뤄야 함을 느낀다.